본문
Windows7에는 '리소스 모니터'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CPU의 가동정도와 RAM의 사용현황 등을 보여주는 용도죠. '제어판' - '관리도구' - '성능 모니터 1'를 통해 들어가거나 Ctrl + Shift + ESC으로 작업관리자를 호출한 후 성능 탭에서 '리소스 모니터'를 통해 들어가실 수도 있습니다.
헌데 그곳의 '메모리' 탭을 볼 때마다 저를 의아하게 만들었던 것이 있습니다.
붉은 사각형으로 표시한 '수정한 날짜'라는 부분이었죠. 해당 그래프는 메모리(RAM)가 현재 어떤 용도로 얼만큼 사용되고 있는지를 간략하게 보여줍니다. '하드웨어 예약'은 각종 하드웨어와의 통신에 필요한 드라이버 등의 상주시켜두는 것일테고, '사용 중'은 현재 가동중인 응용프로그램들이 쓰고 있는 공간이겠죠. 그런데 그 다음의 '수정한 날짜'라는 건 대체 무슨 뜻일까요? 메모리 사용량에 갑자기 날짜가 왜 나오며, 날짜라는 게 메가바이트 단위로 샐 수 있는 거였나요? 62MB만큼의 날짜정보는 대체 얼마나 어마어마한 걸까요.
영문판 Windows7의 경우 저곳이 'Modified'라고 되어 있습니다. '수정한' 까지는 맞는 번역이었네요. 그럼 날짜는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요?
정확히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추측을 해보죠. '날짜'라고 했을 때 DOS 세대들이라면 date라는 명령어가 떠오를 겁니다. 윈도우즈를 한국어판으로 만든 어딘가의 누군가는 Microsoft에서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적절한 번역을 시도했겠죠. 그 자료에 data를 date라고 잘못 쓴 오탈자가 있었거나, 혹은 멀쩡히 data라고 써있는 것을 번역담당자가 date로 읽었거나 했던 건 아닐까요?
생각해보면 '대기 모드'의 번역도 조금 애매합니다. 원문은 Standby거든요. '여유'라는 부분이 따로 있는 탓에, 저곳은 standby가 아니라 마치 무언가 절전모드 비슷한 것이 메모리를 엄청나게 잡아먹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지요. 더 적절한 번역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치명적인 부분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대단한 손해를 입힌 것도 아닌만큼 굳이 비판할 거리가 못됩니다. 하지만 재미는 있군요. 이렇게 오랫동안 수정하지 않고 내버려둔다는 점이요. 그렇게 숱하게 윈도우즈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심지어 서비스팩1도 배포했는데도, 심지어 후속작 8과 8.1이 나오고 이제는 10으로 넘어가는 시기인데도 여전히 저걸 내버려두는 건 천하의 MS치고는 황당한 일입니다. 그들은 모르는 걸까요, 아니면 알고도 내버려두는 걸까요. 원래 WIndows98 시절부터 이스터에그 같은 걸 심어두는 유쾌한 회사긴 했지만, 이런 로컬라이즈 부분은 개발진의 의도라 보기 어렵겠지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니 내버려두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 같은 링크인데 한쪽은 '성능 모니터'로 번역하고 다른 한쪽은 '리소스 모니터'로 번역한 것이죠. 엉성하군요. [본문으로]
'유머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밌고 흥미로운 유튜브 채널 모음 - 01 (0) | 2015.07.01 |
---|---|
무릎을 탁 치게 하는 BGM 모음 (0) | 2015.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