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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카테고리의 모든 내용은 실제로 작년에 결혼한 정보원S가 직접 작성하는 내용이며 업체로부터 일체의 스폰싱을 받지 않은 게시물임을 명시합니다.
이 포스팅을 검색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제 막 결혼 준비를 시작하는 분들이 대부분일텐데요. 주위에 먼저 결혼한 형제나 지인들이 있으면 그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직접 하려고보면 무엇부터 준비해야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입니다. 부모님께 조언을 구해도 부모님이 결혼하던 시대와 달라진 부분이 많기 때문에 결국 인터넷에 '결혼 준비 순서'를 검색하게 되지요. 그런 분들을 위해 제 경험에 기반한 기록을 남겨둡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저는 워킹으로 결혼을 준비했고(워킹이란, 플래너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결혼을 준비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생략한 절차가 많으며 조금 독특한 형태의 예식을 올렸기 때문에 그대로 참고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의 결혼을 어떻게 진행할지, 거기에 필요한 절차가 무엇인지, 무엇을 생략할 수 있는지, 이 절차가 꼭 필요한지… 등의 고민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실만한 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결혼 준비 순서를 나열하자면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 양가 부모 상견례
- 결혼식 날짜 정하기
- 예식 형태 및 결혼 예산 확정
- 예단 및 예물 합의
- 예식장 예약
- 신혼여행사 결정
- 스드메 예약
- 본식 DVD 예약
- 신혼집 계약
- 혼수 준비
- 신혼여행지 결정 및 항공권 예약
- 피부 관리
- 한복 맞춤 혹은 대여
- 혼주 예복 구입
- 예물 구입
- 드레스 샵 결정 및 예복 구입
- 헤어 · 메이크업 샵 결정
- 하객리스트 작성
- 청첩장(모바일 포함) 주문 및 발송
- 웨딩 리허설 촬영
- 예단 보내기
- 주례 및 사회 의뢰
- 축가 및 축주 의뢰
- 식전, 식중 영상 제작
- 폐백 준비
- 답례품 준비
- 포토테이블 준비
- 웨딩카 준비
- 부케 준비
- 환전 및 신혼여행 짐 싸기
- 사례비 준비
- 결혼식
- 피로연
- 신혼여행
- 이바지 음식 챙기기
- 혼인신고
간략히 적은 것이 이 정도고, 상세히 적자면 정말 끝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 순서도 웨딩 플래너와 함께 준비하느냐, 혼자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고, 이런 저런 패키지를 이용하느냐, 하나 하나 따로 골라서 이용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내가 어떤 결혼을 하고 싶은가입니다.
저는 예단이나 예물, 폐백, 이바지 음식같은 절차가 폐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양가의 합의를 얻어 생략했습니다. 신혼여행도 생략했고 집도 원래 살던 집에 살기로 했기 때문에 혼수조차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른바 리허설 촬영이라고 하는 스튜디오 촬영도 하고싶지 않았기 때문에 생략했고요.
대신 의미있는 추억의 장소에서 셀프웨딩 촬영을 했고, 결혼식 당일이 특별한 날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본식을 준비했습니다. 결혼식의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직접 준비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플래너의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럼, 실제로 제가 준비했던 순서대로 작성해보겠습니다.
- 신부 부모님 뵙기
- 신랑 부모님 뵙기
- 웨딩박람회 참석(신랑 맞춤예복 계약 & 신부 피부관리샵 1회권 구매)
- 양가 부모 상견례 & 예단 및 예물 합의
- 하객 규모 파악을 위한 1차 하객리스트 작성
- 결혼식 날짜 정하기 & 예식장 예약
- 축가 의뢰
- 예식 형태 및 결혼 예산 확정
- 본식 DVD 예약
- 헤어 · 메이크업 샵 예약
- 셀프 웨딩촬영을 위한 항공편 예약(해외 촬영)
- 피부과 진료 시작
- 웨딩카페를 통해 본식 스냅+본식 드레스 계약
- 혼인 신고 및 전입 신고
- 신랑 예복 맞춤
- 셀프 웨딩촬영 준비
- 청첩장 주문을 위한 2차 하객리스트 작성
- 종이청첩장(부모님용) 주문 및 발송
- 치과 진료
- 해외에서 셀프 웨딩촬영
- 종이청첩장(신랑신부 지인용) 디자인 및 제작주문, 발송
- 모바일청첩장 제작
- 축사 의뢰
- 혼주 한복 대여
- 혼주 예복 구입
- 웨딩카페를 통한 본식 드레스 계약 파기, 맞춤 드레스 디자인 및 주문제작
- 포토테이블 준비
- 부케 예약주문
- 식중영상 제작
- 답례품 주문
- 축가자, 축사자 사례 준비
- 결혼식 & 뒤풀이
결혼 준비 중 대부분의 절차가 셀프웨딩과 본식을 위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상황과 기준에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절차를 과감히 생략하고 제가 원하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준비했기에 결과는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제 결혼식에 참석하셨던 많은 하객분들이 '너무 좋았다', '평생 다녀본 결혼식 중 최고였다', '정말 멋졌다' 아낌없이 칭찬해주셨고 양가에서도 흡족해하셨기에 더 행복했습니다. 그 날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천천히 풀어볼게요.
저의 결혼 준비에는 약 7개월이 걸렸는데요. 결혼 성수기(4~5월, 9~10월)의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예식장에서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1년 정도는 여유를 두고 준비하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스튜디오나 본식 스냅, DVD 예약도 인기 업체는 금방 마감되니 결혼식 날짜를 잡으셨다면 서둘러 예약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글로만 봐서는 감이 안 온다, 여전히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 웨딩박람회에 한 번쯤 들러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규모가 큰 박람회에 가보면 국내 웨딩산업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너무 팔랑귀이거나… 강매에 약한 타입이라고 생각하시면 굳게 마음을 먹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박람회 참가업체들은 상품을 팔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히 비교, 검토한 후에 계약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여유롭게 구경하시고 혹시 웨딩다이어리 같은 기념품을 준다면 잘 챙겨오세요. 실제로 쓰든, 쓰지 않든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의외로 참고가 되는 것이 웨딩다이어리입니다(그렇다고 구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신 분들은 웨딩 플랜 업체를 찾아가 직접 상담을 받아보실도 수 있습니다. 상담을 받는다고 무조건 계약을 해야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본인이 너무 바빠서 결혼 준비할 시간이 없다거나, 하나 하나 알아보고 고르는 것이 성격에 맞지 않는다면 말이 통하고 마음이 맞는 플래너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낫겠지만 저처럼 취향이 확실하고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경우, 혹은 직접 찾아보고 싶은 경우에는 굳이 플래너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도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정말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이 정도는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그래도 이건 하셔야죠." 이 말을 계속 듣다보면 정말로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남들도 다 하는데… 라면서요. 이 말이 판단을 흐리게 하기 전에 먼저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정말로 해야하나요? 무엇보다, 하고싶은가요?
여러분은, 어떤 결혼을 하고 싶으신가요?